마라톤 중 겨드랑이 털 ‘매트팅’ 현상… 쓸림→고통→탈모까지
“마라톤 중 이런 일이?”… 잘 알려지지 않은 피부 마찰 부작용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한 하프마라톤 대회 도중 60대 남성이 평범히 지나칠 수 있었던 ‘겨드랑이 쓸림’으로 인해 탈모까지 겪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신체의 마찰이 운동 중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다시금 조명하고 있다.
▶ ‘겨털 매트팅(Hair Matting)’?… 마찰이 만든 응급사례
미국 UC 데이비스 메디컬센터에 따르면, 환자 A씨(66세)는 지난 4월 12일 하프마라톤에 참가하고 1시간가량 지나면서 왼쪽 겨드랑이에 점차 뻐근함과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경기를 끝마친 뒤 옷을 확인한 그는, 겨드랑이 털이 축축하게 땀에 젖은 상태에서 자기 옷과 반복적으로 쓸려 뭉쳐 있었고, 결과적으로 털이 심하게 엉키고 일부는 뿌리째 뽑혀 있는 상태였다.
병원 검사 결과 A씨는 피부 표면의 마찰로 인해 발생한 염증과 경미한 피부 손상, 그리고 일시적인 탈모 증세를 확인했다. 의료진은 이 현상을 “피모 매트팅(hair matting)”으로 간주했으며, 이는 애완동물 미용에서는 자주 들을 수 있는 용어지만 인간 피부에서도 조건이 겹칠 경우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겨드랑이는 ‘마지막 사각지대’… 주의 소홀한 부위, 부작용 잦아
겨드랑이 부위는 피부 접촉이 매우 빈번하고, 땀샘과 모낭이 밀집한 부위로 마찰, 세균 번식, 염증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이다. 특히 마라톤, 사이클 등 지속적이면서 다량의 땀이 발생하는 운동에서는 겨드랑이털이 옷감에 의해 압박되고 반복적으로 쓸리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 과정에서 길고 굵은 체모가 ‘매듭처럼’ 뭉치게 되며, 물리적으로 모낭이 자극되거나 손상됨으로써 극심한 통증과 탈모가 이어질 수 있다.
▶ 반려동물 털처럼, 사람도 ‘털이 뒤엉키는’ 피부 트러블 위험
사람에게서 발생한 털 뭉침 사례는 비교적 드물지만, 의료계는 이 현상이 반려동물의 “매트팅(matting)” 현상과 구조상 유사하다고 본다. 습기, 마찰, 피지와 노폐물이 함께 작용하며 섬유질, 체모, 피지 등이 덩어리져 무리를 형성할 경우 비위생적인 환경과 2차 감염, 피부염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예방과 대처 요령은?
1. 땀이 많이 나는 부위 제모 또는 트리밍 : 특히 겨드랑이, 사타구니, 가슴 하단 등은 체모를 짧게 유지하거나 제모해 쓸림을 최소화해야 한다.
2. 피부 보호 크림 활용 : 유분이 많은 보디크림, 바셀린 등을 해당 부위에 사전 도포할 경우 마찰을 줄일 수 있다.
3. 기능성 스포츠웨어 착용 : 매끄럽고 흡습성이 좋은 합성섬유 소재의 착용이 좋으며, 면소재나 뻣뻣한 원단은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
4. 장거리 운동 전 충분한 체모 상태 확인 및 닦아내기 : 엉킴 가능성을 줄이려면 운동 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땀과 먼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쓸림’이나 ‘탈모’ 문제가 아닌, 운동 중 불편과 부상 가능성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겨드랑이털이 뭉치는 사례는 매트팅(matting)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통해 우리 몸이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전혀 의외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운동선수나 장거리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번 사례를 통해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체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