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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 여나… 온코닉-셀트리온, ‘네수파립+베그젤마’ 병용 요법 공동 개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또 한 번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신약 혁신 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ONCOZENI THERAPEUTICS)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리더 셀트리온(CELLTRION)이 이중기전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Nesuparib)’과 셀트리온의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Begzelma®,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의 병용 요법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협업 이상의 의미를 띤다. 난소암 재발 환자를 위한 유지요법 영역에서 기존 치료 옵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상호간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계약의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기업의 역량과 연구 역사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시장 영향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핵심기술 살펴보기 – ‘네수파립’이 지닌 이중타겟 전략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네수파립은 PARP(폴리 ADP리보스 폴리머라제) 억제제다. 특히 이 후보물질은 기존 PARP 억제제와 달리,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Wnt/Telomeric 경로에 작용하는 탱키라제(Tankyrase)까지 동시에 저해한다는 데서 차별점이 있다. 이 ‘이중기전’은 암세포의 DNA 복구 능력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치명적인 유전적 오류를 유도하는 ‘합성 치사(synthetic lethality)’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다.

즉, 기존 PARP 억제제의 단독 요법이 가진 내성 문제를 탱키라제 억제를 통해 극복함으로써, 암의 약물 회피 성향을 봉쇄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네수파립은 난소암을 포함해 자궁내막암, 췌장암, 위암 등 고형암 중심으로 비임상과 초기 임상에서 유망하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베그젤마의 시너지 기대

또한, 병용 요법의 또 다른 주인공 ‘베그젤마’는 미국 FDA와 유럽 EMA로부터 허가를 받은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로, 기존 오리지널인 아바스틴(Avastin)의 항혈관형성효과를 바탕으로 암 조직의 혈관 생성을 차단하고 종양 성장 억제를 유도한다.

PARP+항혈관형성 억제 병용 요법은 이미 글로벌 임상 및 가이드라인에서 일정 수준의 근거를 축적한 치료 전략이다. 예컨대, 아스트라제네카의 ‘리무파립(Lynparza) + 베바시주맙’ 병용은 2020년 FDA와 EMA에서 난소암 유지요법으로 승인된 바 있으며, 이러한 사례는 향후 네수파립+베그젤마 조합의 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여준다.

국내·외 시장 영향력 비교 분석

현재 PARP 억제제 시장은 올린파립(아스트라제네카), 루카파립(클로비스), 니라파립(테사로/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점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65억 달러(2023 기준)에서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PARP 억제제는 일부 BRCA 변이 환자에게만 효과가 뚜렷하다는 제한점이 있어, 새로운 기전으로 무장한 네수파립에 더욱 주목이 쏠리고 있다.

또한, 베그젤마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라인업 중 유럽, 미국 모두에서 허가받은 주요 제품으로, 글로벌 3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이미 시장에 안착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후보물질의 병용은 ‘허가 및 상업화’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이점이 있다.

진단과 전망 – 고무적인 협업이나, 넘어야 할 산도 존재

이번 협약은 한국 항암분야 R&D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이중기전 신약의 경우 비임상과 초기 임상은 순항했으나, 후속 임상에서 예기치 못한 독성이나 상호작용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글로벌 규제 환경 역시 단일기전 신약보다 복잡한 기전의 평가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추세다. ‘베그젤마’와의 병용 전략이 기존 베바시주맙 오리지널 대비 동일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입증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시장 경쟁 측면에서 미국 중심의 다국적 기업과 정면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임상 외주 비용 절감, 허가 절차의 전략적 접근,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링 확대 등이 향후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한국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점점 단순한 복제에서 벗어나, 창의적 신약 개발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온코닉-셀트리온의 협업 사례는 국내 신생 바이오벤처와 글로벌 상용화 능력을 보유한 기업 간의 이상적인 시너지 모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임상 결과와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이 조합은 난소암 치료의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항암 치료의 미래는 더 복잡한 병리, 더 정밀한 타겟, 더 유기적인 병용전략 속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 온코닉-셀트리온의 선택은 그 정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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