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건강질병·의학 정보

물 없이? 치약 없이?… 기안84 네팔서 ‘물 양치’ 논란, 치과의사들은 뭐라고 할까?

지난 6월 1일 방영된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태계일주4)> 4회에서는 기안84가 네팔 구르카 지역의 한 학원을 방문해 치약 없이 오직 물과 칫솔만으로 양치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치약 없이 양치질을 하는 장면은 다소 의외였지만, 자연스러운듯한 현지 적응력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과연 치약 없이 물만으로 양치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만약 여행, 병영 훈련, 비박 캠핑처럼 치약을 구하기 어려운 긴급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물 양치의 기본 원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

치약 없는 양치는 생각보다 과학적 근거가 있다. 실제로 양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플라그(치태)’ 제거다. 이 플라그란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결합해 치아 표면에 붙는 끈적끈적한 막으로, 충치와 잇몸병의 주요 원인이다.

대한의료협회 관계자는 “양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플라그를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며 “물로만 양치하더라도 칫솔이 있다면 일정 부분 플라그 제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치약 없이도 칫솔질 자체가 충치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미세모 칫솔을 사용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2분 이상) 꼼꼼히 닦는다면 그 효과는 더욱 증가한다.

치약이 없어도 ‘대체재’는 있다… 소금, 구강청결제, 베이킹소다까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치약 없이 장시간 양치하는 것은 일반인의 구강 건강에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치약에는 불소(fluoride)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치아의 에나멜을 강화시켜 충치를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치약 없이 위생 관리를 위해 어떤 대체 방법이 있을까?

1. 생소금(천일염) 양치:
조상들의 구강 위생 비결로 알려진 소금 양치는 항균 효과가 있어 잇몸염증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극이 강하거나 연마작용이 강한 경우 치아 마모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혀, 잇몸이 민감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며, 하루 1회 이상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베이킹소다 가글 또는 양치:
베이킹소다는 중성~약알칼리 성질로 구강 환경을 개선해줄 수 있으나, 장기간 사용 시 치아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치약 대용으로 사용될 경우, 물과 희석해 부드럽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3. 구강청결제(구강 가글):
일시적으로 구취 제거와 세균 억제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칫솔질을 대신할 순 없으며, 물 양치와 병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 추천 긴급 상황별 양치법

긴급 상황에서 치약 없이도 구강 위생을 관리할 수 있는 팁은 다음과 같다.

– 칫솔만 있을 경우: 충분한 물로 칫솔을 젖게 한 뒤 2~3분 동안 부드럽지만 꼼꼼하게 닦는다. 혀 클리닝도 잊지 말자.
– 칫솔 없이 손가락만 있을 경우: 손을 깨끗이 씻은 뒤 깨끗한 천이나 휴지로 손가락을 감싸 물에 적시고 치아를 문지르듯 닦는다.
– 치약 대용품 준비: 여행 시 베이킹소다나 천일염을 소량 미리 챙기거나, 무불소 천연 치약 튜브를 휴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치약이 없다면, 양치라도 하라

치약 없이 물만으로 하는 양치가 이상적인 치아 관리법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상 어쩔 수 없다면,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보단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플라그만 잘 제거해주어도 충치와 잇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안84의 네팔 현지 적응력이 재미를 줬다면, 그 장면은 우리의 구강관리 습관도 다시 점검하게 만들었다. 치과 전문의들도 말하듯, 구강 위생은 결국 ‘습관’이다. 치약 없이 닦는 버릇이 아닌, ‘닦지 않는 습관’이 치아의 가장 큰 적임을 기억하자.

➡ TIP: 여행 시 치약 없이도 양치를 돕는 ‘무불소 천연 치약’, 구강티슈, 가글 제품 등을 미리 준비해보자. 작은 준비가 큰 차이를 만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제호 : 핼스한국 주소 : 경기 파주시 와동동 1431(운정역HB하우스토리시티) 321호 대표전화 : 070-4792-7720 팩스 : 02-701-0585 등록번호 : 경기, 아52804 발행·편집인 : 최창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주 발행일 : 2017-01-13 등록일 : 2017-01-13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