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건강질병·의학 정보

소아청소년 신경질환, “밥상 위의 치료”를 말하다 –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 국내 첫 LGIT 식사가이드 출간

최근 소아청소년기 만성 신경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조명을 받고 있다. 단순한 약물 치료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을 넘어, ‘음식’이라는 일상 요소가 치료적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이영목·나지훈 교수가 『소아청소년 신경질환을 위한 저당지수 식사 가이드』를 공동 출간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저당지수 식사요법(LGIT: Low Glycemic Index Treatment)을 중심으로 구성된 실용·임상 접목형 식사지침서로, 단순한 건강 식단 제안서가 아닌,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둔 전문 임상가이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국내 식문화와 재료, 가정의 식생활 패턴을 적용해 구성돼 실생활 적응도가 높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 책이 말하는 LGIT는 과연 무엇이고, 왜 지금 LGIT가 필요한 걸까?

■ 소아청소년 신경질환, 표준 치료법 없는 ‘개인 맞춤형’ 개입 필요

소아청소년기 흔히 진단되는 만성 신경질환에는 난치성 뇌전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 틱장애, ADHD 및 일부 대사성 뇌질환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많은 경우 약물치료가 주된 수단이지만, 아직도 상당수 환아에서는 완전한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약물 부작용에 따른 2차 문제 또한 빈번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IT는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체내 대사환경을 안정화해, 신경계 기능을 간접적으로 호전시키는 대체요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LGIT는 과거 ‘케톤식(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에서 변형 및 발전된 치료식단으로, 식사의 혈당 반응을 최소화해 뇌의 흥분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신경조절 기전이 제안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존스 홉킨스 병원을 비롯한 해외 병원에서도 LGIT를 표준 치료 보조요법으로 활용 중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난치성 뇌전증 환아의 발작 빈도가 30~50% 이상 감소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 ‘국내 상황 맞춤형’ 첫 실용서… 현실적 적용도 높아

『소아청소년 신경질환을 위한 저당지수 식사 가이드』는 국내에서 이러한 LGIT를 실질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첫 임상 지침서다.

이 책에서는 전통적인 ketone diet의 개념을 기초로 하되, 이를 한국식 식단구조와 식재료에 맞게 국문화했다. 예컨대 한식에서 흔히 소비되는 잡곡밥, 김치, 된장국, 멸치볶음, 생선구이 등의 대표 메뉴가 LGIT 기준에 따라 영향을 어떻게 미치는지를 세세히 분석한다.

또한 포도당(GI 지수)을 기반으로 환아의 혈당 급등을 막는 조리법, 간식 메뉴 구성 팁, 가정 내에서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주간 식단 샘플 등도 실제 진료·가족상담에서 축적된 데이터 기반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일반 보호자나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가족도 무리 없이 LGIT를 시작할 수 있도록 ‘GI지수별 식품군 분류 도표’, ‘학교급식 대체 식단 예시’, ‘식단일지 작성법’ 등이 포함된 점에서 실용성이 매우 높다.

■ 해외 vs. 국내 LGIT 접근법, 무엇이 다른가

과거 대부분의 저탄고지(LCHF) 혹은 케톤 식단은 서양식 식재료 중심, 고지방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국내 환아들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미국식 기준으로 구성된 LGIT에서는 피넛버터, 아보카도, 치즈플레이트, 브로콜리스무디, 올리브오일 베이스 음식처럼, 우리 식문화와 상당히 동떨어진 메뉴가 다수 포함됐으나, 이번 가이드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매일 먹는 반찬과 식재료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식사 혈당변화를 억제할 수 있는 현명한 조리기법과 구성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해외 가이드는 임상분야 전문가가 아닌 영양사와 부모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지는 반면, 이번 책은 국내 소아청소년 뇌전증·대사질환 분야의 전문의가 주도해 직접 의료적 리스크 요인까지 고려하며 내용을 구성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출간물은 단지 ‘영양 가이드’가 아닌, 식이요법을 치료 전략의 한 축으로 정립한 ‘의학 기반 실천서’로서 평가받을 수 있다.

■  “건강한 식사는 치료가 될 수 있다”

단순한 건강식이 아닌, 환아의 삶을 바꾸는 ‘치료식’으로서 식사에 접근하는 적극적인 시도가 의학계 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 가지 식품이 모든 환자에게 맞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개별 환아의 증상과 상태에 맞게 혈당 조절 중심의 식사를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한다면, ‘밥상 위의 치료’는 더 이상 이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이 책은 바로 그 현실적인 첫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 자료 출처 확인 및 참고: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공식 보도자료
– 국립보건원 식이요법 임상연구
– 미국 에필렙시 재단(https://www.epilepsy.com) LGIT 가이드라인
– ‘Clinical Nutrition Journal’: Meta-analysis of LGIT in pediatric epilepsy, 2023
– Johns Hopkins LGIT Program Overview (www.hopkinsmedicin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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