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로 쌍꺼풀 만든다고? 에스테틱 샵에서 시술 과연 문제없을까? 주의사항은?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플라즈마 쌍꺼풀’ 시술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절개 없이 쌍꺼풀 라인을 만든다’, ‘회복기간이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르다’, ‘비대칭 눈매를 자연스럽게 맞출 수 있다’는 에스테틱 샵들의 홍보 문구가 퍼지면서, 특히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인스타그램에는 눈꺼풀 위에 작은 검은 점들이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사진, 얇은 실선처럼 궤적이 남은 쌍꺼풀 라인 등을 볼 수 있다. 마치 점을 찍듯 플라즈마 레이저로 자극을 준 흔적들이다. 과연 이러한 시술이 말 그대로 ‘성형 수술 대체’가 가능한 방법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한 시술일까. 10년차 건강기자의 눈으로 하나하나 따져봤다.
플라즈마 시술, 핵심은 ‘열’과 ‘탄성 회복’
우선, 이 시술의 원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를 넘어선 물질의 제4의 상태로, 고온 상태에서 전자와 이온이 분리된 상태를 뜻한다. 에스테틱 샵에서 사용하는 ‘플라즈마 레이저’는 공기 중에 고전압을 흘려 플라즈마 아크(Plasma Arc)를 발생시키고, 이 에너지를 피부에 접촉시켜 미세한 화상과 유사한 미세 손상(micro-injury)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즉, 이 시술은 진피층에 직접적인 손상이 아닌, 표피층을 중심으로 미세 화상을 입혀 피부를 수축시키고, 자연적인 회복 과정에서 탄력을 유도함으로써 쌍꺼풀 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화학적 필링이나 프락셔널 레이저와 유사한 피부 리프팅 효과와 원리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비의료기관 시행, 허용 가능한 범위일까?
문제는 이러한 시술이 주로 피부관리실, 에스테틱 샵, 비의료인이 운영하는 뷰티샵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행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플라즈마 레이저 기기는 원칙적으로 의료기기로 분류되며, 진피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술은 의료인이 시행해야 한다.
대한의료협회에 따르면,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시술은 그 강도나 방식에 따라 피부 손상, 화상,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에 의해 적절한 진단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료법상 이 같은 시술을 비의료인이 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피부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단순한 미용 관리 차원을 넘어서는 시술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쌍꺼풀 라인 주변처럼 눈에 가까운 부위는 피부가 얇고 혈관이 밀집된 부위여서 섬세한 처치가 매우 중요한데, 비전문가의 시술은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효성? 제한적… 반영구 효과 기대는 금물
시술 후기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라인이 생겼다’, ‘약간의 리프팅 효과가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시술 직후 며칠간의 경과일 뿐, 수 주 내로 효과가 흐려지거나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엇보다 플라즈마 시술은 쌍꺼풀 라인의 근육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표면의 탄력을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쌍꺼풀 수술처럼 피하지방 제거, 근육 봉합 등을 동반한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는 시술과는 의학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위험성과 부작용 사례도 적지 않아
인터넷 블로그나 후기 커뮤니티에는 ‘화상처럼 딱지가 오래 가고 흉터로 남았다’, ‘색소침착이 생겼다’, ‘비대칭이 더 심해졌다’는 소비자 후기들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색소침착이나 흉터는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부작용 신고는 대부분 법적 대응이 어려운 구조다. 시술을 시행한 곳이 비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입증 책임을 지는 부담이 커지고, 민사 소송 외에는 구제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의료 분쟁 조정 신청도 어렵고, 의료배상 보험 적용도 받기 어렵다.
소비자 주의사항은?
이 시술을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아래 사항을 체크해야 한다.
– 의료기관 시술 여부 확인: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지 확인하고, 경력이 있는 의료진이 시술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 정확한 기대치 설정: 절개 없이 진짜 쌍꺼풀이 생긴다고 믿는 것은 오해다. 구조적 변화가 아닌, 임시적인 리프팅에 가깝다.
– 부작용 설명 여부 확인: 시술 전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하자.
– SNS 후기만 믿지 말 것: 비포&애프터 사진은 필터나 각도 조작의 여지가 있는 만큼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대한의료협회 피부성형관계자는 “쌍꺼풀은 보통 피부 절제나 조직 구조 수정이 필요한 수술적 영역으로, 레이저나 미세 열 자극으로 단기간 모양을 바꾸는 건 눈에 보일 수는 있어도, 기능적이거나 구조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피부과 전문의 B씨 역시 “눈 주변은 색소침착과 상처가 남기 쉬운 예민한 부위라 더더욱 비전문가에 의한 자극적인 시술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플라즈마 쌍꺼풀 시술, 신중 또 신중을
‘절개 없는 쌍꺼풀’이라는 표현은 자극적이지만, 그만큼 소비자가 오해하기 쉽다. 플라즈마 시술이 새로운 비침습 미용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쌍꺼풀 수술을 대체하거나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큼의 과학적 근거와 안정성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부 미용은 곧 건강 문제이기도 하다. 일시적 만족보다 장기적 안전과 만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