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것처럼 졸리면 위험”한파에 바로 응급실 가야 하는 저체온증 신호

질병/치료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졸음이 쏟아진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닐 수 있다.
북극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이런 증상이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의료계는 “취한 것처럼 멍해 보이는 상태는 저체온증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혹한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려 저체온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위험이 크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를 말한다.
초기에는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피부에 닭살이 돋으며, 발음이 부정확해진다.
졸음이 심해지거나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입술이 푸르게 변하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술에 취했거나 단순히 피곤한 상태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체온이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의식 저하가 본격화되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느려진다.
이 단계에서는 심정지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음주는 저체온증 위험을 더욱 키운다.
알코올은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일시적으로 따뜻함을 느끼게 하지만, 실제로는 체온 손실을 가속화한다.
음주 후 추위에 노출되면 저체온증 발생 가능성이 평소보다 크게 높아진다.

주변에서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발견되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따뜻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벗기고 마른 담요나 옷으로 몸을 감싸 체온 손실을 막아야 한다.

체온 회복은 몸의 중심부부터 이뤄져야 한다.
가슴과 배를 먼저 따뜻하게 하고, 핫팩이나 따뜻한 물통을 겨드랑이나 복부에 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발을 세게 문지르거나 갑작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저체온증 환자는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를 옮길 때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며,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임지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심한 저체온증이 의심될 경우 자가 조치에 의존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서 전문적인 재가온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저체온증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출 시에는 모자와 장갑 등으로 체온 손실을 줄이고, 장시간 야외 활동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 ‘이상한 졸림’과 ‘말 어눌함’은 즉시 응급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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