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프라 복용량 두 배로 먹었다면…졸림·의식저하·호흡 상태부터 확인해야

500㎎ 하루 4정이면 총 2000㎎ 복용…처방량 초과 기간과 신장기능 따라 위험 달라
발작 뒤 한 달간 숨쉬기 불편하다면 약과 무관하다는 말로 끝내지 말고 원인 재평가 필요

뇌전증 치료제 케프라정의 용량을 잘못 이해해 처방량보다 많은 약을 복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건강상담 게시판에는 케프라정 250㎎을 복용하다 500㎎으로 변경한 뒤, 한 번에 두 알씩 하루 네 알을 복용했다는 질문이 올라왔다.
질문자가 실제로 복용한 양은 케프라정 500㎎ 네 알, 하루 총 2000㎎이다. 처방이 하루 두 알이었다면 예정된 하루 1000㎎보다 두 배를 복용한 셈이다.
다만 하루 2000㎎이라는 숫자만으로 곧바로 중독이나 심각한 이상을 단정할 수는 없다. 레비티라세탐은 환자의 발작 유형과 연령, 신장기능에 따라 하루 1000∼3000㎎ 범위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환자에게 처방된 용량보다 많이 먹었다는 점과, 그 상태가 며칠이나 지속됐는지다.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자료는 성인에서 통상 하루 두 차례 복용하고, 적응증에 따라 하루 총 3000㎎까지 증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루 2000㎎ 복용했다고 모두 같은 위험은 아냐
케프라의 성분인 레비티라세탐은 뇌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조절해 발작을 예방하는 항경련제다. 비교적 약물 상호작용이 적고 널리 사용되지만, 복용량이 늘면 졸림과 어지럼증, 피로, 보행 불안정, 집중력 저하 등이 심해질 수 있다.
같은 하루 2000㎎을 복용했더라도 위험은 사람마다 다르다. 체중과 나이, 신장기능, 다른 진정성 약물 복용 여부, 음주, 복용 기간에 따라 혈중 약물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레비티라세탐은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고령자나 만성콩팥병 환자가 처방보다 많은 양을 복용했다면 정상 신장기능을 가진 젊은 성인보다 약물이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료 범위 안에 들어가는 용량이니 괜찮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본래 처방량, 초과 복용한 날짜와 횟수, 현재 증상을 처방한 병원이나 약국에 알리고 이후 복용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임의로 다음 약을 끊어도 위험
복용량을 잘못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불안하다고 다음 복용분을 임의로 건너뛰거나 약을 갑자기 중단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항경련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발작이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처방량보다 많이 복용한 경우에는 다음 복용 시점을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미 여러 날 동안 두 배 용량을 복용했다면 마지막 복용 시간과 총복용량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NHS는 레비티라세탐을 처방량보다 많이 복용한 경우 의료기관이나 응급상담기관에 즉시 연락하고, 졸림이나 의식 변화가 있다면 직접 운전하지 말도록 안내한다.
전화 상담이나 진료를 받을 때는 약 포장과 처방전, 다른 복용약 목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500㎎을 많이 먹었다”는 표현보다 “500㎎ 두 알을 아침과 저녁에 며칠간 복용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판단이 쉬워진다.
과량 복용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케프라를 처방보다 많이 복용하면 심한 졸림, 어지럼증, 균형 장애, 혼란, 초조, 공격적인 행동,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구역이나 구토, 전신 무기력도 동반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자료에는 시판 후 과량 복용 사례에서 졸림, 초조, 공격성, 의식 저하, 호흡 억제와 혼수가 보고됐다고 기재돼 있다.
지금 증상이 없더라도 며칠간 처방량의 두 배를 복용했다면 담당 신경과나 조제약국에 같은 날 연락하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응급평가가 필요하다.
깨우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졸리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경우다. 호흡이 느려지거나 숨이 차는 경우, 반복적으로 구토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평소와 다른 심한 흥분·공격성·이상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지체하면 안 된다.
발작이 다시 발생하거나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흐리거나 호흡이 불편하다면 혼자 이동하거나 직접 운전해서는 안 된다.
발작 뒤 숨쉬기 불편한 증상은 별도 문제
질문자는 약을 복용하기 전 쓰러진 이후부터 목이 부은 것처럼 숨쉬기가 불편하며, 발작 후 약 한 달 동안 비슷한 증상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에서는 뇌전증과 연관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발작 직후 일시적으로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숨쉬기가 불편할 수는 있다. 전신 강직간대발작 중에는 호흡이 잠시 멈추거나 침과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갈 수 있다. 발작 후에는 혀나 구강 손상, 목과 가슴 근육의 통증, 흡인, 저산소증 등이 호흡 불편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한 달가량 지속되는 목의 부종감이나 호흡곤란은 전형적인 발작 후 증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반복해서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면 기도와 폐, 심장, 후두, 식도, 불안·과호흡 등 다른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발작 관련 호흡장애가 중요한 이유는 발작 중이나 직후 호흡기능이 저하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뇌전증재단은 발작과 관련된 호흡 이상이 일부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호흡곤란이 관찰되면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목이 부은 느낌’만으로 원인 판단 어려워
목이 실제로 부은 것인지, 목 안이 막히는 느낌만 있는지도 구분해야 한다. 외부에서 만져지는 부종이나 목둘레 변화가 있다면 갑상선, 림프절, 침샘, 알레르기 반응 등을 살펴야 한다.
목 안쪽의 이물감이나 조임만 있다면 후두염, 성대 이상, 위식도역류, 근육 긴장, 불안과 과호흡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작 당시 혀를 깨물거나 목 주변 근육에 강한 힘이 들어간 뒤 통증과 이물감이 남을 수도 있다.
쓰러지는 과정에서 목을 다쳤거나 흉부를 부딪쳤다면 외상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발작 뒤 토하거나 침을 많이 흘렸다면 흡인성 폐렴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흡인성 폐렴은 발열, 기침, 가래, 흉통, 호흡곤란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한 달간 지속된다면 “뇌전증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설명과 “아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신경과에서 뇌전증과의 직접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면 호흡기내과나 이비인후과, 필요하면 심장내과에서 다른 원인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숨쉬기 불편하면 응급 신호부터 구분해야
호흡 불편이 있을 때는 증상의 정도와 동반 증상을 먼저 살펴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한 문장을 끝까지 말하기 어렵다면 즉시 응급평가가 필요하다.
입술이나 얼굴이 파래지거나, 목소리가 갑자기 쉬면서 목·혀·입술이 붓는 경우에는 기도 폐쇄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이 있다. 쌕쌕거리는 소리, 심한 흉통, 의식 저하, 산소포화도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도 응급상황이다.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면서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발작 후 정상 호흡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는 즉시 119를 불러야 한다.
반면 숨은 쉴 수 있지만 목이 막힌 느낌이 수주 동안 반복된다면 외래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발생한 시간, 발작과의 간격, 누운 자세나 식사와의 관계, 기침·가래·쉰 목소리·가슴 두근거림 여부를 기록하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약 부작용과 기존 호흡 증상을 혼동하지 말아야
이번 사례에서 호흡 불편은 케프라 복용 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됐다. 그렇다면 최초 증상의 원인을 케프라 부작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처방보다 많은 케프라를 복용한 뒤 졸림과 의식 저하, 호흡이 느려지는 증상이 새로 생겼다면 과량 복용에 따른 영향은 별도로 의심해야 한다. 기존 증상과 새 증상을 시간 순서로 나눠 의료진에게 설명해야 하는 이유다.
케프라가 드물게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약을 복용한 뒤 얼굴·입술·혀·목이 붓고 호흡이나 삼킴이 어려워졌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기존의 목 이물감과 구분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복약 오류를 막는 방법
250㎎에서 500㎎으로 약이 바뀌면 알약 수와 총용량을 혼동하기 쉽다. 약 봉투에는 ‘한 번에 몇 정’과 ‘하루 몇 회’가 별도로 표시되므로 용량 숫자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약이 변경된 날에는 기존 약을 새 약과 섞어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약통에 아침과 저녁을 구분하고, 휴대전화 알림이나 복약기록표를 사용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가족과 함께 복용법을 확인하고 처방전과 약 봉투를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복용량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임의로 추측하지 말고 처방 병원이나 약국에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먼저 초과 복용한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하루 한 차례의 실수인지, 며칠 동안 하루 2000㎎을 복용했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현재 심한 졸림과 의식 변화, 보행 이상, 호흡곤란이 없다면 처방 의료진이나 약국에 즉시 연락해 다음 복용량을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다면 응급실 또는 의료기관에서 평가받는 편이 안전하다.
한 달 동안 반복되는 호흡 불편은 약 용량 문제와 별개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 신경과에서 직접 관련이 낮다고 설명했다면 이비인후과나 호흡기내과 진료를 통해 후두와 기도, 폐 상태를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뇌전증 치료에서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발작 예방의 핵심이다. 그러나 처방량을 잘못 복용했을 때 ‘아무 문제 없겠지’라고 넘기거나, 반대로 불안 때문에 갑자기 약을 끊는 행동은 모두 위험할 수 있다. 복용 오류는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호흡곤란은 원인을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대응이다.
※ 이 기사는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는다. 심한 졸림, 의식 저하, 호흡곤란, 입술·혀·목의 부종, 반복 발작이 나타나면 즉시 119 또는 응급실을 이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