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관세 정책, 미국 의료체계에 직격탄 우려

글로벌 헬스/국제동향의료정책/제도헤드라인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고율 관세 정책이 의료 공급망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Health Affairs Forefront(2025년 9월 18일자)에 실린 보고서는 의료 장비와 의약품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미국 병원들이 관세 인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 병원이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약 69%가 수입품이며, 의약품 원료와 보호 장비도 상당 부분을 중국·인도·동남아시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관세가 15~22% 오를 경우 병원 전체 지출은 약 1~4%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병원 운영비 중 수입 의료물품 비중이 약 10.5%에 달하기 때문이다.

재정적 취약성이 큰 농촌 지역 병원에는 더 큰 위험이 예상된다. 보고서는 “농촌과 필수의료기관은 이미 얇은 수익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형 병원과 달리 협상력이나 공급망 전환 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병원이 합병되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지방 병원 폐쇄가 증가하며 지역 의료 접근성이 악화되고 있다.

비용 압박은 결국 환자와 보험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보고서는 “병원은 재정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보험사에 더 높은 보상금을 요구하고, 이는 다시 보험료와 본인부담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1억 명 이상이 의료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환자가 전체 성인의 40%에 달한다. 관세 인상은 이 같은 악순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적 대안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필수 의료물품에 한해 단기적인 관세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단 기기, 기본 외과 수술도구, 감염예방 장비, 필수 의약품 등이 그 대상이다. 환자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장비는 경제적 논리보다 공공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보고서는 단순한 자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 생산시설도 자연재해, 노동력 부족, 물류 차질에 취약하다”며, 공급망을 지역적으로 분산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 수입을 활용해 중소 제조업체와 혁신 기술을 지원하는 기금 조성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관세가 경제 전략의 도구일 수 있지만, 의료와 같은 필수 공공 서비스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경우 그 파장은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