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긴급 현장점검·핫라인 가동

의료정책/제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중동전쟁 대응 보건의료 관계기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4

정부가 중동전쟁 여파로 의료제품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주사기와 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의료현장 긴급점검과 공급 지원 대책에 본격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보건의약단체 및 관계부처와 함께 ‘중동전쟁 대응 제3차 보건의약단체 회의’를 열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수급 상황과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등 12개 보건의약단체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같은 날 0시를 기해 주사기와 주사침의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시를 발령했다. 필수 의료제품 생산에 필요한 나프타 공급을 우선 배정해 생산량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온라인 판매처에서 품절 사례가 나타나는 등 시장 불안 조짐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고시에 따라 제조업자와 판매업자는 일반·치과용·필터·인슐린 주사기와 비멸균·멸균·치과용 주사침을 폭리를 목적으로 과다 보유하거나 판매를 기피하고, 특정 구매처에 지나치게 몰아 파는 행위가 금지된다. 기존 사업자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한 물량을 5일 이상 보관하거나 월평균 판매량의 110%를 넘겨 판매할 수 없으며, 신규 사업자도 일정 기간 내 적정하게 판매하지 않을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특정 거래처에 대한 과도한 집중 판매 역시 단속 범위에 포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법 위반 여부를 점검한 뒤 필요 시 고발 등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식약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합동 단속반도 꾸려 유통질서 교란 행위를 집중 조사한다.

고시는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 적용된다. 의료기관은 직접적인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고시상 기준을 넘는 물량을 구매할 수 없게 돼 사실상 과다 구매가 제한된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전국 지자체를 통해 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수급 불안 의료제품 긴급 현장조사도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주사기와 주사침을 포함해 의료기관이 사용하는 주요 의료제품 전반이다. 정부는 재고량과 최근 구매계약 현황 등을 살펴 과다 재고 보유나 사재기 등 시장 불안을 키우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강도 높은 행정지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현장에서 실제로 공급 지원이 필요한 품목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생산업계 지원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부담이 커진 중소 제조업체를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의료제품 생산기업을 포함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시장 여건 변화를 반영해 관련 수가 개선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혈액투석 전문의원을 위한 주사기 공급 핫라인도 우선 운영된다. 대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혈액투석을 주로 시행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필수 소모품인 주사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의료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원료를 충분히 배정하고, 불안 심리에 따른 매점매석을 차단해 유통질서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유통업계와 의료기관, 약국 등 수요처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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