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울긋불긋”… 임라라 출산 직전까지 고통 호소한 ‘임신성 소양증’, 어떤 질환?

질병/치료헤드라인

코미디언 임라라(36)가 출산을 앞두고 임신성 소양증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신 후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피부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임라라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임신 막달에 전신에 발진과 가려움이 생겨 매일 울면서 버텼다”며 “37주를 채워 드디어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속 그의 팔과 다리, 복부에는 붉은 반점이 뚜렷하게 퍼져 있었으며, 피부는 건조하고 자극받은 흔적을 보였다.

의학적으로 임라라가 호소한 증상은 임신성 소양증(Pruritus of Pregnancy),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형태인 임신성 두드러기성 구진 및 판(PUPPP, Pruritic Urticarial Papules and Plaques of Pregnancy)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은 임신 중 호르몬, 대사, 면역 변화로 인해 피부에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서 가려움증과 발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임신 후기, 특히 7개월 이후나 출산 직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다태 임신(쌍둥이 이상)이나 첫 임신일 때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한의료협회 관계자는 “임신성 소양증은 임신 중 체내 호르몬 변화와 피부의 기계적 신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이라며 “특히 임신 후기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피부의 혈류량이 늘고 피지 분비가 줄어 건조함이 심해진다. 이로 인해 피부 장벽이 약화되고 염증 반응이 촉진되어 가려움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형태인 PUPPP는 복부가 늘어나며 생긴 튼살 부위 주변에 작은 붉은 돌기나 반점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이후 엉덩이, 허벅지, 팔 등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밤에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강한 가려움이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얼굴과 유두, 손바닥, 발바닥 부위는 침범하지 않는다. PUPPP는 태아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주지는 않지만, 산모에게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식욕 저하 등을 유발해 전신 피로와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

임신 중 발생하는 가려움증의 원인이 항상 피부 문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임산부는 임신 중 담즙정체증(Intrahepatic Cholestasis of Pregnancy, ICP)이라는 간 관련 질환으로 인해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ICP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해 혈중 담즙산이 상승하면서 나타나는 대사성 이상 질환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의 극심한 가려움이 주요 특징이다. 이 경우 피부 발진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소변이 진해지거나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한의료협회는 “임신 중 담즙정체증은 산모보다 태아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조산이나 태아 성장 지연, 태변 흡입 증후군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며 “가려움이 손바닥과 발바닥 중심으로 나타나거나 피부색이 누렇게 변하는 황달이 동반될 경우, 반드시 간 기능 검사와 혈중 담즙산 농도 검사를 통해 ICP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성 소양증의 진단은 주로 병력과 증상 관찰을 통해 이뤄지며, 다른 피부 질환이나 간 질환을 배제하기 위한 혈액검사가 병행된다. 발진이 복부 튼살 주변에서 시작되고 태아에 영향이 없으며, 출산 후 빠르게 사라진다면 PUPPP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려움이 손발바닥을 중심으로 나타나거나 피부 황달이 동반되면 ICP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치료는 증상 완화가 중심이다. 대한의료협회는 “임신성 소양증은 대부분 출산 후 2~3주 내에 자연 호전되기 때문에, 치료의 목적은 산모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경우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찬 찜질이나 냉습포를 적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가려움이 심한 경우에는 중등도 이하 강도의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약물은 반드시 임신부 안전성을 고려해 전문의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담즙정체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즙산 저하제(우르소데옥시콜산) 투여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와 태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산모의 간 수치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담즙산 농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37주 이후 조기 분만을 고려하기도 한다.

생활 관리 또한 중요하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거나 강한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게 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면이나 린넨 소재의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피부 자극이 적은 저자극 보습제를 자주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 스트레스 관리가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한의료협회는 “임신성 소양증은 대부분 양성 경과를 보이지만, 일부는 간 질환이나 내분비 이상 등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가려움이 심하거나 전신으로 퍼질 경우, 스스로 진단하지 말고 산부인과 또는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라라가 겪은 임신성 소양증은 임신 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피부 질환이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초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출산 후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만, 일부 여성에서는 다음 임신에서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 후기 가려움증을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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