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꼭 수술해야 하나요? 최신 근거로 본 ‘맞춤 치료’ 체크리스트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같다. “저, 꼭 수술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에 가깝다. 최근 임상 종설과 최신 진료지침은 치료를 단순히 약과 수술 중 하나로 고르지 말고, 증상 강도, 통증과 압박감, 근종의 크기·개수·위치, 임신 계획, 동반 질환, 그리고 병원 내 시술·수술 접근성까지 고려해 개인별 알고리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을 권한다. 같은 크기의 근종이라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같은 사람에게도 생애 주기에 따라 최적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증상과 목표를 중심에 두고 지금 나에게 맞는 경로를 고르는 것이다.
지켜보기(경과관찰)는 많은 환자에게 현실적 선택지다. 무증상이고 자궁이 크게 커지지 않았으며, 빈혈을 동반한 과다출혈이 없다면 일정 간격으로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하며 추적해도 된다. 그러나 매 사이클 직후 생리혈 덩어리와 어지러움이 반복되거나, 폐경 전후에 근종이 빨리 커지는 경우에는 치료 필요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최근 진료지침은 환자 삶의 질을 치료 목표의 중심으로 놓을 것을 강조한다. 결국 ‘치료할 만큼 불편한가’가 출발점이며, 이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도구를 활용하면 환자와 의사가 같은 기준으로 대화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과거에는 수술 전 일시적 보조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증상 조절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구 GnRH 길항제인 리루골릭스 복합제는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월경과다 출혈과 통증, 자궁 용적 감소, 삶의 질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 복약 편의성과 빠른 증상 개선이 장점이지만, 장기 복용에서는 골밀도 저하와 같은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에는 약물 중단 시점과 대체 전략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또 다른 경구제인 린자가골릭스는 영국에서 중등도 이상의 증상 환자를 위한 장기 치료 옵션으로 승인되었다. 주사제 대비 경구 복용의 편리함과 다양한 용법이 장점이며, 환자의 상태와 선호도에 맞춰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 범위와 보험 적용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시술과 수술의 선택은 증상 개선 속도, 재발 가능성, 가임력 보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자궁동맥색전술과 근종절제술은 전반적 삶의 질 개선 효과가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으며, 회복 속도는 색전술이 더 빠른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근종절제술은 증상 개선 폭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직업, 회복 기간, 임신 계획 등 개인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치료 경로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침습적 치료의 대표주자인 MR가이드 고강도집속초음파(MRgFUS)는 자궁 보존과 빠른 회복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최근 연구는 영상 바이오마커를 통해 장기 증상완화 예측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놓으며, 환자 선택 기준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그러나 다발성 근종이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수술적 접근이 더 합리적일 수 있어 다학제 협진이 중요하다.
가임력을 보존하고자 하는 환자라면 임신·출산 성과를 기준으로 치료법을 평가해야 한다. 일부 연구는 비침습 치료와 근종절제술 간 임신율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보고했지만, 근종 위치나 자궁벽 손상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임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거쳐야 한다.
근종이 암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도 크다. 실제로 자궁평활근육종은 매우 드물다. 다만 영상검사에서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괴사, 출혈이 동반되면 악성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MRI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감별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영상 점수체계를 활용해 감별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도 활발하다.
궁극적으로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수술법 그 자체보다 환자가 얼마나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삶의 질이 개선되는가이다. 업무, 육아, 수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치료 이익이 부작용과 비용을 넘어서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가 치료 옵션을 함께 비교하고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다.

정리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약물이나 시술에도 불구하고 빈혈 수준의 출혈이 지속될 때, 종양이 빠르게 커져 합병증 위험이 클 때, 임신을 위해 반드시 교정이 필요한 경우, 그리고 악성 가능성이 있는 경우다. 반대로 수술 없이도 관리 가능한 경우는 무증상이고 크기가 안정적인 경우,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는 경우, 비침습 시술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경우다.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약물이나 시술의 보험 적용 여부, 장비와 인력의 보급 수준이 기관마다 다르므로, 치료 전 해당 병원에서 가능한 옵션과 비용을 확인하고 필요 시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환자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안한다. 최근 3개월간 월경으로 일상에 지장이 있었는지, 빈혈이 있는지, 임신 계획 시점은 언제인지, 통증이나 압박감이 수면이나 업무에 영향을 주는지, 검사 결과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지, 치료 옵션의 장단점을 표로 비교해 보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 과정 자체가 지금 수술이 필요한지, 아니면 다른 길이 있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참고문헌(주요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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