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관리도 필수의료”…질병관리청장, 아토피·천식 교육현장 점검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세계 알레르기 주간을 맞아 경기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찾아 지역사회 알레르기질환 관리체계를 점검했다. 알레르기질환이 단순한 불편 증상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교육과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 청장은 23일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방문해 경기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운영 현황을 살피고, 센터 관계자와 의료진의 의견을 들었다. 이번 방문은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2026년 세계 알레르기 주간에 맞춰 이뤄졌다. 세계알레르기기구는 올해 세계 알레르기 주간 주제를 ‘알레르기 관리, 선택이 아닌 필수’로 제시하고, 진단·치료 접근성과 알레르기 관리 서비스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알레르기질환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 특정 식품 등 일반적으로는 해롭지 않은 물질에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한다. 대표 질환으로는 천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식품알레르기, 아나필락시스 등이 있다. 특히 영유아기 아토피피부염이나 식품알레르기가 이후 천식, 알레르기비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인지와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도 알레르기질환 예방관리 사업에서 영아기 아토피피부염·식품알레르기, 학령전기 천식, 학령기 알레르기비염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주요 관리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알레르기질환이 흔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기 쉽다는 점이다. 기침, 콧물, 코막힘, 가려움, 피부 발진은 일상적인 증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식품알레르기나 약물알레르기 등은 아나필락시스처럼 급격한 전신 반응으로 악화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아나필락시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며,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을 즉시 사용하고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아져도 2차 반응 가능성이 있어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된다.
이번 현장 방문에서 주목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지역사회 알레르기질환 관리의 핵심 거점이다. 질병관리청은 2008년부터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센터를 지정해 운영해 왔으며, 현재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남부·북부,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등 10개 시도 11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보건소,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의료기관, 응급구조사 등을 대상으로 알레르기질환 예방과 응급상황 대처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학교와 보육시설은 알레르기질환 대응에서 중요한 현장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지정해 알레르기 환아 파악, 응급상황 대응 교육, 보건교사·학부모 대상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공개 자료에 따르면 안심학교는 2008년 18곳에서 2025년 4,296곳으로 확대됐다. 제공 자료 기준으로는 2026년 안심학교가 4,673곳 지정돼 전체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등학교의 10.1%를 차지한다.
센터의 역할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응급 대응 훈련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 사용법, 천식 흡입기 사용법, 알레르겐 회피 요령, 증상 악화 시 대응 절차 등이 교육된다. 이는 응급실 도착 전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사전 안전망에 가깝다. 알레르기 환자가 자신에게 위험한 물질을 알고 피하는 것, 보호자와 교사가 응급상황을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 필요한 약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모두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알레르기질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제공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천식과 알레르기비염 의사진단경험률은 2005년 대비 2024년 각각 1.6배, 2.5배 증가했고, 아토피피부염은 2010년 대비 2024년 2배 늘었다. 이는 알레르기질환이 일부 연령층이나 특정 계절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생애주기에 걸쳐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 청장은 현장에서 알레르기질환이 평소에는 가벼운 증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언제든 초급성질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에서 알레르기질환을 조기에 인지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가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세계 알레르기 주간 동안 지역 주민 대상 체험행사와 국가건강정보포털 퀴즈 이벤트 등을 통해 알레르기질환 인식 개선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