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얼렸는데 오히려 커졌다…냉동지방분해의 ‘역설적 부작용’

미용/다이어트
수술을 하지 않고 지방을 줄이고 피부를 당기며 체형을 바꾸는 기술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사진=중앙대학교병원

수술 없이 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비수술 체형교정은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대중화됐다.

그중 냉동지방분해는 복부와 옆구리, 허벅지처럼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을 낮은 온도에 노출시켜 지방세포를 줄이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절개가 없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점 때문에 지방흡입수술보다 부담이 적은 시술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물게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시술 부위의 지방이 줄어드는 대신 몇 달 뒤 오히려 단단하고 불룩하게 커지는 ‘역설적 지방과형성(Paradoxical Adipose Hyperplasia·PAH)’이다.

최근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냉동지방분해 후 PAH 발생률이 약 0.22%로 추정됐다. 숫자로 환산하면 대략 455명당 1명 수준이다. 근거 수준이 충분히 높지는 않지만, 과거 초기 보고보다 실제 발생 빈도가 더 높을 가능성을 제기한 결과다. (pmc.ncbi.nlm.nih.gov)

이 부작용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지방이 덜 빠지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 줄이려고 했던 부위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고, 자연적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아 결국 지방흡입이나 외과적 교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냉동지방분해는 지방세포를 어떻게 줄이나


냉동지방분해는 지방세포가 주변 조직보다 저온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이용한다.

기기를 피부 표면에 밀착시켜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층을 일정 시간 냉각하면 지방세포가 손상을 받는다. 이후 염증반응과 세포 제거 과정이 진행되면서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해당 부위의 지방층이 줄어드는 원리다.

즉 시술 직후 지방이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몸이 손상된 지방세포를 서서히 처리하면서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타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냉동지방분해는 수술적 지방흡입과 성격이 다르다.

지방흡입은 캐뉼라를 이용해 지방을 물리적으로 제거하지만 냉동지방분해는 지방세포의 생물학적 변화를 유도해 체형을 개선한다.

일반적으로 체중감량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라기보다 복부나 옆구리 등 특정 부위의 국소 지방 감소를 목표로 한다.


줄어야 할 지방이 왜 오히려 늘어날까


PAH는 냉동지방분해의 가장 특이한 부작용 가운데 하나다.

정상적으로는 냉각된 지방세포가 손상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부위의 지방층이 줄어들어야 한다.

PAH에서는 반대로 시술 부위의 지방조직이 두꺼워진다.

정확한 발생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냉각 자극이 일부 사람의 지방세포에 예상과 다른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켜 지방세포의 비대나 증식을 유도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국소 혈류 변화나 조직 재형성 과정이 관여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중요한 점은 현재까지 특정한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술 전에 누가 PAH를 겪을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어렵다.


시술 직후가 아니라 몇 달 뒤 나타난다


PAH가 더 까다로운 이유는 시술 직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부작용과 시간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냉동지방분해 직후에는 붉어짐과 멍, 일시적인 감각 저하, 통증이나 압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PAH는 보통 이와 다르게 몇 주에서 수개월 뒤 모습을 드러낸다.

시술받은 부위가 점점 더 단단해지고 눈에 띄게 튀어나오는 식이다. 시술 기기의 모양을 따라 경계가 비교적 분명한 돌출이 생기는 사례도 보고돼 왔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 붓기나 시술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이 줄어드는 대신 명확하게 커지고 단단해진다면 PAH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발생률은 얼마나 될까


PAH는 여전히 드문 부작용이다.

다만 얼마나 드문지를 두고는 과거와 최근 연구 사이에 차이가 있다.

최근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28개 연구와 1만3078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PAH의 통합 발생률을 약 0.22%로 추정했다. (pmc.ncbi.nlm.nih.gov)

대략 455명당 1명꼴이다.

하지만 이 숫자 역시 확정적인 발생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포함된 연구들의 추적기간과 보고 방식이 달랐고, 일부 연구는 PAH를 체계적으로 찾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부작용이 뒤늦게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충분한 기간 동안 추적하지 않으면 실제 사례를 놓칠 수도 있다.

반대로 미용시술을 받은 사람 전체를 장기간 추적하는 대규모 등록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확한 위험도를 계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PAH가 극단적으로 희귀해 사실상 무시할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진료에서는 분명 설명해야 할 부작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왜 과거보다 발생률이 높게 추정될까


초기 냉동지방분해 연구와 제조사 보고에서는 PAH 발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례가 누적되고 장기간 추적 연구가 늘자 발생률이 처음보다 높게 추정되는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차이는 여러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초기에는 시술을 받은 사람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PAH라는 부작용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의사와 환자가 시술 후 지방이 커진 현상을 PAH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일부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교정수술을 받아 원래 시술기관의 부작용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다.

미용시술 부작용은 의약품처럼 국가 단위 감시체계에 모두 자동 등록되는 구조가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실제 발생률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남성에서 더 많이 보고됐다는 분석도


과거 여러 연구에서는 PAH가 남성에서 상대적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관찰 결과가 보고됐다.

다만 이를 남성의 명확한 위험인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 냉동지방분해 이용자 가운데 여성 비중이 높고, 연구마다 성별 구성과 시술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기 종류와 시술 방식, 같은 부위의 반복 시술 여부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메타분석 역시 잠재적 위험요인을 탐색했지만 근거의 질이 충분하지 않아 특정 환자군을 명확하게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pmc.ncbi.nlm.nih.gov)

결국 현재 단계에서는 “나는 위험군이 아니니 괜찮다”고 판단하기보다 누구에게나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이해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생기면 자연적으로 없어질까


PAH가 일반적인 붓기와 가장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자연적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위가 단단해지고 지방층 자체가 두꺼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 마사지나 기다리는 것만으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정 치료로는 지방흡입이나 직접 절제 같은 수술적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발생 직후 곧바로 수술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조직이 안정되기 전에 지방흡입을 시행하면 교정이 어렵거나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일정 기간 기다린 뒤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처음에 수술을 피하려고 선택한 비수술 시술 때문에 오히려 수술적 교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비수술’이 ‘무위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냉동지방분해뿐 아니라 고주파, 초음파, 레이저 등 비수술 체형교정 기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에게 비수술이라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가볍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절개와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보다 회복기간이 짧고 일부 위험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수술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작용이 없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원상복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피부에 손상을 주거나 지방세포를 변화시키는 시술에는 각기 다른 위험이 따른다.

드문 부작용이라도 발생했을 때 교정이 어렵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시술 전 설명이 중요하다.

특히 미용시술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외형 개선을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작은 확률의 위험도 환자가 충분히 알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효과와 위험을 같은 기준에서 봐야 한다


냉동지방분해는 적절한 환자에서 국소 지방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는 비수술적 방법이다.

PAH라는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시술 전체가 위험하거나 사용할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효과와 위험을 균형 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미용광고에서는 수술 없이 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비자는 시술 뒤 지방 감소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개인차가 있고, 드물지만 반대로 지방이 커지는 PAH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도 함께 알아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얼마나 잘 설명하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도 시술기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시술 전 확인해야 할 것은 가격만이 아니다


비수술 체형교정을 선택할 때 소비자는 보통 시술 횟수와 가격, 예상되는 지방 감소 효과를 먼저 비교한다.

하지만 부작용과 사후관리 역시 같은 수준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용되는 장비가 어떤 장비인지, 의료진이 관련 시술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는지,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겼을 때 추적관찰과 교정치료가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시술 뒤 몇 달이 지나도 부위가 줄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불룩해지거나 단단해진다면 단순히 “효과가 없었다”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필요하면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관련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PAH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용시술의 안전성은 드문 부작용까지 설명할 때 완성된다


미용의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지방을 줄이고 피부를 당기며 체형을 바꾸는 기술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얻는 선택지는 분명 넓어졌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비수술’, ‘회복기간 짧음’, ‘간편한 시술’ 같은 표현만으로 위험을 판단하기는 어려워진다.

냉동지방분해 뒤 발생할 수 있는 PAH는 그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발생률은 낮지만 일단 생기면 자연적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지방흡입이나 외과적 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 약 0.22%라는 추정치가 나온 것도 소비자에게 공포를 주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 드문 부작용 역시 실제 시술 설명과 의사결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pmc.ncbi.nlm.nih.gov)

좋은 미용시술은 효과가 큰 시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과 함께 실패할 가능성,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문제가 생겼을 때의 해결방법까지 충분히 설명한 뒤 환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냉동지방분해의 역설적 부작용이 던지는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수술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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